리뷰

분당 차병원 2024년 건강검진 후기

인코 2024. 2. 16. 18:45

차병원 건강검진 후기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들이 많아졌다. 서비스의 양과 질도 늘었다.
그러나 건강검진 전문기관에서 검진을 할 경우 기존의 나의 진료기록들과는 연계되지 않고,
즉시 처치가 필요한 경우(대장 용종 등)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나는 주로 이용하는 병원인 차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진행하기로 했다.
차병원 건강검진은 벌써 3회차다. 2020년 2022년 2024년 진행했다.
검진 때마다 검사목록을 조금씩 바꾸면서 진행했다. 이번에는 궁금했던 대장 내시경을 신청했다.

나는 수면 내시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깨지 못하면 어떡하지? 아니면 제대로 수면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내시경 중간에 깨면 어떡하지? 이런 두려움들 말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주 원활하게 수면 내시경을 마쳤고, 기분도 괜찮았다.

처음 차병원 건강검진을 예약을 위해 전화하면 상담원이 친절히 안내해 준다. 어떤 금액대로, 어떤 항목을 추가할 것인지
상세하게 약속을 잡고 나면, 대장내시경의 경우 검사 일주일 전 장 비우는 키트가 집으로 배송된다.

대장 내시경 약.. 말만 들었지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장 내시경은 내시경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식단관리와 장을 비우는 것이 정말 고역이라고. 정말 그랬다. 3~4일 정도 전부터는 먹는 음식도 신경 써야 하고 검사 전날에는 장을 청소하는 약과 물 약 3~4L를 섭취해야 한다. 그럼 검사 전까지 장을 비우기 위해 화장실을 몇번이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원래 검사 당일 아침에는 맑은 물처럼 대변이 나와야 하는데, 나의 경우 전날 먹은 흰죽들이 계속 나와 검사를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었다.

당일 아침 예약시간이었던 7시 30분까지 차병원 지하 1층 건강검진센터 접수처로 갔다. 접수처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등록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한 15분쯤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어 접수했다. 접수를 할 때 이것저것 동의도 하고, 대변 상태를 이야기하고 대장내시경이 정상적으로 가능한지 문의했는데, 식단을 잘 지켰다고 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접수를 마치고 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환복을 했다. 대장 내시경을 선택한 사람은 다른 검진복인데,  엉덩이 쪽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상의는 찍찍이 두 군데로 고정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2년에 한 번 입는 검진복이다 보니 이번에도 혼자 상의를 입지 못해 헤매고 있었는데, 라커 옆 칸을 이용하던 아저씨가 도와주셨다. 아저씨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검진 결과 잘 받으셨으면 한다. 

검진복으로 환복을 마치고 나면 바로 화장실에서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소변검사를 마친다. 그 이후에는 담당자들이 환자분들을 모셔(?)가면서 자리가 빈 검진 룸으로 이동하여 검진항목들을 채워주신다.

모든 항목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신체계측, 심전도, 흉부엑스레이, 흉부?초음파, 위대장내시경, 안과검사, 청력검사 등을 진행했다. 2년마다 하는 항목이라 긴장하지 않고 하라는 데로 쭉~ 검진을 받았다. 대부분 검진자들은 내시경을 마지막으로 진행하게 된다.

내시경 전에는 채혈을 하고 수면마취(병원에서는 의식하진정이라는 용여를 사용한다)용 바늘을 꽂아 준다. 이 바늘은 실리콘으로 되어 있어서, 팔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실리콘이든 기존 바늘이든, 들어가는 게 아픈 것은 똑같았다.

수면내시경을 진행할 때 주의사항과 동의사항을 설명듣고 대기를 했다. 난생처음 하는 수면마취 및 대장내시경이라 긴장을 엄청 했었다. 마치.. 수술실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수면마취를 하는 것이 두려워 지금까지 위 내시경도 4~5번을 진행했지만 모두 일반 내시경으로 진행했다. 고통스럽긴 했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받는 것이 마음이 더 편했다.

드디어 내시경 침대에 올랐다. 무릎을 쪼그린 상태로 옆으로 누웠다. 먼저 혈압을 측정하고, 입 안에 마취제를 좀 뿌려주셨다.  위내시경을 위한 개구기?를 착용하고 아까 꽂아놨던 바늘로 약품을 주입해 주셨다. 간호사 분께서 긴장하지 마시고 편안히 심호흡을 하라고 안내를 해 주셨다. 프로포폴인지 무슨 약품을 쓰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약물이 주입되자 왼팔 부근에 약간 시원하면서 뜨거운 감각이 들었다. 약물이 몸에 퍼지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수면내시경이라 해서 잠에 완전히 드는 것인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깨어나거나 의식을 차리기도 한단다. 나는 중간에 대장내시경 진행할 때 잠깐 깨서 고개를 돌리거나, 모니터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회복실로 옮겨진 후에 약 10분에서 20분이 지났을까? 금방 잠에서 깨어났다.

생각보다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모두 통증 하나 없었고, 나의 경우 헛소리를 중얼거리거나 취한 느낌을 그다지 받지 못했다.

회복실에서 깬 상태로 약 5~10분 지나니 직원분께서 안내를 도와주셨다. 남은 청력검사? 하나를 마치고 다시 내 옷으로 환복을 했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다시 접수처로 가서 마무리 절차를 진행했다. 내시경의 경우 특이사항이 있는지 없는지 당일날 알려준다. 
나의 경우 위장내시경과 대장내시경에 특별한 문제는 없단다. 의구심이 들어 다시 물어봤다. 대장내시경 아무 이상 없어요?라고 물어봤었다. ㅋㅋ 접수원 선생님도 네~ 특이사항 없으십니다.라고 다시 확인해 주셨다. 너무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결과지는 약 2주 정도 후에 발송이 된다고 한다. 2주 후쯤 전화해서 물어보니, 인터넷으로는 미리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마무리 절차까지 마치면 주차 처리도 해주시고 건강검진센터 옆에 있는 죽 쿠폰도 주신다. 죽이 아마 8,000원짜리 쿠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액을 지불하고 맛있는 죽으로 포장해서 집에서 맛있게 먹었다.

위대장내시경을 진행하고 나면 약간 매스꺼움도 있고, 오랜 기간 금식을 했었기 때문에 부드러운 죽부터 먹는 것이 좋다.

사실 나는 다른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차병원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문제가 있을 경우 종합병원에서 바로바로 연계하여 일정을 잡을 수 있고, 집에서 가까워서 재방문하기도 편하다. 건강검진센터의 많은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하고 다양한 기관 또는 기업에서 단체로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나쁘지 않은 듯하다.

2년 뒤에도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다시 차병원 건강검진을 이용할 것 같다. 이 후기가 여러분들의 선택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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