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주말 하루 잡아 몰입해서 재밌게 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리뷰해보고자 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특정 재벌집 가상의 모습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짜임새 있게 잘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보겠다.
재벌집 막내아들 JTBC 금토일드라마
출처: JTBC홈페이지
제목
처음 제목을 보고 나서 느끼는 생각을 요즘 드라마와 웹툰에서 유행하고 있는 재벌, 금수저 등을 다룬 흔한 킬링타임용 드라마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시청하기까지 광고를 아주 많이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제목이 약간 촌스러운 것부터 반전인거 같다. 제목이 이렇게 중2병같고.. 유행타는 이름인데도 퀄리티는? 정말 좋았기 때문에 반전이었다.
실화를 기반으로 몰입감 한스푼 추가!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내 드라마 시대 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보다는 좀 더 젊은 나이대이지만, 근현대사에서 있던 굵직한 이슈와 사건들을 드라마로서 재 해석해서 이야기하고, 설명해주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좀 더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주었고, 근현대사를 잘 모르는 친구들이나 뼛속까지 깊게 경험한 어른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실화 기반 스토리였다.
세련된 연출, 한 편의 영화같은 BGM과 배경
최근에 많이 느낀 것은, 미니시리즈 16화 쿨의 드라마의 경우에도 굉장히 퀄리티가 좋아졌다는 점을 느꼈다. 아무래도 플랫폼의 변화가 다양해지다 보니, 선 투자 후 수익의 작품 생산 구조가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에 따라 바뀌는 쌩대본? 땡대본?(한 회 한 회 바뀌는 대본)시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적절한 BGM과 옛날에는 심심치 않게 보였던 옥의 티, 설정 오류 등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각 화마다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와 웅장한 BGM, 그에 따른 배우들의 열연이 합쳐져 수리남 이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드라마를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흔한 클리셰인 애정구도 탈피
어느때부터 바뀌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 드라마의 다양성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예전 공중파 시절에는 애정극이라고 하는 사랑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드라마가 많았다. 기승전키스씬.. 기승전결혼 등 결말이 빤히 예상되고,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 등의 흔한 클리셰가 정말 많았는데, 최근에는 거의 없다. 콘텐츠의 다양성도 늘어나고, 예상할 수 없는 반전 스토리도 많아졌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애정구도가 있긴 하지만 깨소금 정도일 뿐, 극의 전반적인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해해줄 만 하다.
튼튼한 배우진과, 조연들의 열연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에는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재벌집의 자제들부터, 내외, 라이벌 구도의 재벌집 등. 수십명의 배우진이 나온다. 그런데 웬걸.. 하나의 연기 구멍도 찾아볼 수 없다. 유명한 배우인 이상민, 윤제문, 송중기의 연기를 말할 것도 없다. 거기다 조연으로 등장한 각 재벌집 아들딸들과 사업파트너로 나온 길태미..(육룡에서 정말 감명깊게 본 배우) 박혁권, 서민정 역의 신현민, 모현민 역의 박지현 등 처음 접했던 배우분들도 정말 연기가 좋았다. 그냥 드라마 시청하다 보면.. 와 연기 잘한다 라는 이야기가 몇 번 씩 입밖으로 나오게 된다.
복수극 스토리..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시대상
기본적인 극의 스토리는 자신이 일하던 재벌가에게 죽임을 당한 인물이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서 그 재벌가를 벌하는? 스토리의 복수극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소스는 이 인물의 복수심과, 미래의 사실을 알고 있는 이점을 활용해서 재벌가와 맞붙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 큰 물결 외에도 각 재벌가의 경영철학이라든가, 재벌가의 속 사정, 시대상, 노조나 경제 정책 등의 정치적인 조미료도 조화롭게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고 밍밍하지 않은 요리이다.
극 전반부는 끝났다. 지금부터는 떡밥을 회수해야 할 때
극 전반부는 도움닫기였다. 환생한 막내아들이 자신을 죽인 재벌가에 대항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우리 모두가 기대하는 권성징악의 시원한 복수가 나올 차례이다. 하지만 극의 묘미는 반전이 아니겠는가? 아무도 극 후반부를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환생 이유?에 대한 최소한의 개연성이나 환생 전 막내아들 사건 등을 풀어주는 씬이 있었으면 한다.